심지어 방 안을 가득 채우는 고약한 냄새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요.
잠든 사이에 누가 다녀갔는지, 처음 눈을 떴을 때 족쇄로 구속되었던 손발목은 자유로워진 상태라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낡은 건물인지 문에는 우유 투입구가 달려 있어요.
그 때, 우유 투입구 사이로 웬 손이 튀어나와…
통조림 수프나 시리얼 따위가 올려져 있는 식판을 건네고 사라집니다.
당신은 언제 묶여 있었던 거고 어째서 풀려 있는 걸까요?
구속이 풀린 지금도 여전히 갇혀 있는 상태가 맞는걸까요?
뭐가 됐든 움직일 수 있으니, 어떻게든 무슨 상황인지 알아내보죠.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7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천장에는 환기구가 달려 있고, 흐린 빛을 겨우 내뿜고있는 백열등은 간헐적으로 점멸합니다.
이곳에는 날짜나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누워있었던 낡은 매트리스는 스프링이 고장 난 상태입니다.
사방을 둘러싼 벽에는 별다른 특별한 것은 없지만, 한 쪽 벽에서만 유독히 고약한 냄새가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무언가가 있는걸까요?
냄새가 나는 쪽의 방 반대편 구석에는 접이식 의자 하나가 놓여 있는 책상이 있습니다.
문 앞에는 방금 전 누군가가 두고 간 식판이 놓여져있습니다.
유독 냄새가 심하게 흘러들어오는 쪽의 벽으로 다가갑니다.
하마 슈이치로:
듣기
기준치: |
80/40/16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벽에 귀를 대어보자, 무언가 웅웅거리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려옵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벽을 쭉 훑어보다가, 벽 귀퉁이에 무언가 적혀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벽을 통통 두드려보자, 벽이 얇은지 조금의 충격에도 벽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냥 이대로 썩는 것보다는 뭐라도 훼방을 놓는 편이 좋겠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주먹을 꽉 쥐더니, 이내 벽을 향해 내리친다.)
하마 슈이치로: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벽에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지만, 큰 소리가 나며 벽이 조금 흔들릴 뿐 부수지는 못했군요.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까보다 더 강하게 벽을 주먹으로 내려칩니다.
하지만..힘이 좀 더 들어야 했던걸가요?아직도 문은 미동이 없군요.
하마 슈이치로:아까보다 흔들리는 거 같은데?!
하마 슈이치로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자..벽이 부숴지진 않았지만, 금이 갔네요.
주먹은 모르겠지만, 벽에 금이 간 걸 보니...
원래는 이렇게 열심히 할 생각은 없었지만...
하마 슈이치로: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마지막으로 벽에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두르자, 큰 소리와 함께 벽이 무너졌습니다.
큰 부상은 없지만, 손목 또한 반동 때문인지 저릿한 느낌이 듭니다.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느낌에 박살난 벽 너머를 보자, 그곳에는..
시체는 이곳 저곳 팽창하여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부풀어 있으며, 얼굴이 뭉개져 있어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소매로 코를 막고 조심스럽게 시체 가까이로 다가선다.)
시체의 얼굴은 누군지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른 곳은 외상이 없는 걸로 보아, 아마 사인 또한 구타로 인한 안면 함몰이겠죠.
행운 판정을 통해 시체를 뒤져볼 수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운
기준치: |
50/25/10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썩어있는 시체를 뒤적거려보고, 시체의 옷 주머니도 모조리 뒤져봤지만...
손에 질척이는 무언가의 액체와 피만 잔뜩 묻어났을 뿐, 수확은 없군요!
누가 구타해서 죽은 시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야...
시체의 끔찍한 모습에만 이목이 쏠리던 찰나, 어딘가에서 노이즈 섞인 잡음이 들려옵니다.
방을 둘러보자, 방 한구석에 들고 다닐 수도 있을 법한 작은 라디오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당신이 있던 방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옵니다.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왜 낯선 남자에게서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는것일까요?
타무라 미키에몬:이게 대체 무슨, 설마 벽을 부순거야?!
하마 슈이치로:(나는 내 이름도 모르는데... 왜 익숙하다고 생각했지?)
타무라 미키에몬:(다 무너져버린 벽을 보며 마른 세수를 했다) ........하아..
(낯선 남자에게서 몇 발자국 멀리 떨어져 경계하는 듯이 벽에 가까이 붙는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어딘가 서글퍼보입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일단 이리로 와, 여긴 오래있어봤자 안 좋으니까....
하마 슈이치로:(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손을 잡지 않고 긴장한 듯 남자를 노려보며)
타무라 미키에몬:응, 역시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구나?
타무라 미키에몬:이름 뿐만 아니라 다른 사소한 것들도 잘 알고 있어.
자세한 건 나가서 설명해줄게. 난 네가 이런 곳에 1분 1초라도 더 있는게 정말 진절머리나게 싫거든?
당신의 연인..이었다던 남자는, 당신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기더니 곧 무너진 벽 밖으로 향합니다.
그러고는, 앞에 음식을 놓아두었던 문을 열고 문을 가로막고 있는 체인을 풀어냈습니다.
그러자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긴 하지만 뭔가 텅 비어있는 느낌인 듯한 거실의 풍경이 보입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아직 진정이 안됐겠지만 잘들어.
지금 바깥은 전쟁 중이고,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고있어.
바깥에 공기도 유독물질로 가득 차있고... 밖에 나간다면 3분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릴거야.
그래서...(작게 무어라 중얼거리지만, 들리진 않는다)
타무라 미키에몬:..아, 그러고보니 내 이름도 말 안해줬네.
어차피 우린 연인 사이니까...... 이름으로 불러도 돼. 아니, 이름으로 불러.
타무라 미키에몬:(어딘가 초조해보이는 눈빛) ..뭔가 기억이 나는 건 없고?
그... 첫눈에 봤을 때,
미키에몬이 갑작스럽게 당신을 와락 안아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그래도 다행이야. 완전히 잊어버린 건 아닌 것 같네.
타무라 미키에몬:(빠져나오려는 걸 구태여 붙잡지 않았다)
너도 무사히 살아있고..그래, 이거면 된거야.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데, 왜 너는 다 알아?
타무라 미키에몬:말 했잖아, 슈이치로! 밖은 거의 나가면 바로 죽는 상태라고.
넌 지금 충격을 받아서 기억 상실에 걸린 것 뿐이야.
벽 너머로 구더기가 한참을 들끓는 그 방에 내가 있었다고.
그래 놓고도 우리가 연인 사이라고 거짓말을 칠 수 있어?
타무라 미키에몬:.....아니야, 난 널 그런 곳에 가두려고 했던 게 아니라....
윽..... 씨발! 네가 뭘 알아! 지금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너보다 내가 더 이 상황에 대해 잘 알고있는 건 사실이잖아!
널 안전히 보호하려고 한거야!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얌전히 여기에 나랑 같이 있으라고! 그래야 네가 살아! 알았어?!
(미키에몬의 멱살을 틀어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까지 살고 싶다고 네게 말한 적 있어?
타무라 미키에몬:.....그렇게까지 안했다가 네가 죽었으면?
하마 슈이치로:무지한 채로 살 바에야 차라리 죽었겠지.
(손에 힘을 풀고 미키에몬을 밀치듯 멱살을 놔준다.)
타무라 미키에몬:너.. 그런, 죽는다는 말...함부로 하지마.
내가 무슨 심정으로 널 여기로 데리고왔는지도 모르면서..
타무라 미키에몬:(고이기 시작하는 눈물을 거칠게 훔쳐냈다)
하마 슈이치로:나에게 설명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니까 하는 말이야.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난 너와 함께 살려고 이러는거야.
평생도 아니야. 바깥이 잠잠해질 때까지..그래, 1년정도만.
날......(잠시 침묵하더니) 됐어. 난 너만 살리면 되는거니까..
타무라 미키에몬:(네 볼에 손을 감싸며) ..넌 날 사랑하지 않을지 몰라도, 난 아직 널 사랑하니까지.
타무라 미키에몬:이 정돈 예상했어.... 넌 쉽게 남을 믿지 않는 성격이니까.
(이 이상은 말할 수 없다는 듯 화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밥은 먹었냐?
타무라 미키에몬:아까 내가 놔준 거..(흘긋 보더니) 안 먹었네. 이럴줄 알았어.
타무라 미키에몬:그러니까 뭐라도 먹어. 부탁이니까!
네가 날 생각해서 그런 행동을 했지만 나는 오히려 너를 더 경계하게 된 것처럼.
미키에몬은 그림자 진 얼굴로 돌아서서 어딘가로 향합니다.
아까 있는 방보다 넓어보이는 거실은, 당신 혼자 덩그러니 남아버렸습니다.
하마 슈이치로:(초췌해 보이는 낯이 신경쓰이지만,)
(나는 그 애의 행동을 납득할 수 없으니까...)
거실을 쭉 둘러보니, 여느집과 다르지 않은 구조입니다.
열쇠구멍모양 토큰=현재 위치
천장에 파이프와 환기구가 달려 있고, 갇혀 있던 방과 똑같이 창문은 없습니다.
정말 최소한의 생활만 보장된 공간으로 보입니다.
방은 총 3개가 있습니다만 한쪽 방의 문 앞에는 부서진 책상 따위의 쓰레기더미가 잔뜩 올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구조 상, 저기가 시체가 있었던 방이겠죠.
두 번 째 방은 처음 당신이 갇혀있었던 그 방입니다.
거실의 한 쪽 벽면에 있는 커다란 철문은 보란 듯이 자물쇠로 잠겨져 있네요.
테이블 위에는 카나리아 한 마리가 짹짹거리며 새장속에서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키에몬이 보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이나, 먹다 남은 통조림 따위가 올려져 있습니다.
짹짹거리며 당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퍽 귀여운 애완 카나리아입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그거, 진짜 새가 아니라 기계야.
미키에몬이 손에 시리얼이 든 그릇을 들고 다가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너 굶어 죽으려고 작정이라도 했냐?
먹으랄 때 먹어. 어차피 못 먹고는 못 사니까..
하마 슈이치로:...(조금 질린 표정을 짓는다.)
타무라 미키에몬:강제로 입이라도 벌려서 떠먹일거니까 지금 먹으라 할 때 먹는게 나을걸?
하마 슈이치로:(미키에몬을 위아래로 조금 훑어본다.)
타무라 미키에몬:야, 뭘 그리 빤히 쳐다봐......
하긴, 날 처음보는거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나도 잘생긴 거 아니까 그만 쳐다보고 밥이나 먹어라.
타무라 미키에몬:..!!!! 그.그,그..그렇지..어.
..근데 이렇게 들으니까 또 새롭네.(얼굴이 붉어졌다)
타무라 미키에몬:윽, 알겠다고!! 그러니까 그만 쳐다봐!! (네 얼굴을 잡고 강제로 손으로 고개를 돌렸다)
(미키에몬이 첫인상과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타무라 미키에몬:(그렇다고 아예 안보는 건 안되는데...)(아무튼..)
안 먹는다고 안 했으니, 억지로 입 벌려 처넣진 않겠지?
(놀리듯 웃지만 영 웃으라고 한 말 같지는 않다.)
타무라 미키에몬:..어. 그럴 일 없게 해준다니 나야말로 다행이네.
(어색해진 분위기가 멋쩍었는지 서툴게 화제를 돌린다.)
타무라 미키에몬:새가 아니라 기계야. 그냥 짹짹거리기만하고 아무것도 안해.
미키에몬도 이 새..아니, 기계가 뭔지는 잘 모르는 상태인걸까요?
하마 슈이치로: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보니, 예전에 읽은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 납니다.
그거와 연관 된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기계인 것일까요..?
하마 슈이치로:(지금은 새가 짹짹거리는데...)
(밖이 유독 가스로 가득 차 있다고 했지...)
타무라 미키에몬:..(끙) ......귀여워서?
타무라 미키에몬:야! 귀여워서 데리고있으면 안되냐?!
타무라 미키에몬:어이구 귀여워. 잘 울어라. 하루종일 울어라 그냥. (카나리아 기계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하마 슈이치로:(쟤 진짜 거짓말 못하네...)
하마 슈이치로:(테이블 위에 있는 미키에몬의 물건을 집어든다.)
미키에몬이 보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은....
누군가를 중심으로 찍혀 있습니다만 미키에몬의 얼굴은 아닙니다.
옷을 잘 갈아입진 않는 건지 늘 비슷한 옷차림이군요.
하마 슈이치로:...그렇게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타무라 미키에몬:하아, 네가 벽을 부수고, 갑자기 이런 곳으로 오게 될 줄 몰라서.
미처 치우질 못했네. 다 치워뒀어야하는건데..
타무라 미키에몬:어차피 계속 숨겨봤자 무의미하니까 그냥 말할게.
아까 카나리아에 대해 물었을때도 어떻게 말해야할지 곤란했었는데, 여긴 내 집이 아니야.
(이런 감옥 같은 방이 딸린 집이 타무라 미키에몬의 집이었다면)
타무라 미키에몬:그 시체는....여기
집주인이고.
타무라 미키에몬:집주인이라고. 그 시체랑..사진첩에 있는 사람.
타무라 미키에몬:..그냥 들어왔더니 죽어있었다고 하면 안 믿을거지?
타무라 미키에몬:..(피식) 이것도 믿지마 그럼.
하마 슈이치로:그러면 네가 죽였는지, 죽이지 않았는지는 묻지 않을게.
네 집도 아니고, 내 집도 아닌 이 곳에 왜 왔어?
타무라 미키에몬:..너랑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어.
바깥은 죽음의 땅이니까. 어디라도 들어올 곳이 필요해서.
타무라 미키에몬:할 말이 없네. 뭐, 차라리 네가 날 안 믿는 거 같아서 다행이야.
예전 기억이 남아있었다면...넌 나한테 실망했을 테니까. 차라리 아무 감정도 없는 지금 상태에서 이러는게....
타무라 미키에몬:...이럴 땐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기분이니 괜찮아.
네 인생에서 내가 사라지는 것보다 더 무섭다고?
하마 슈이치로:그런데도 넌 후자를 선택했잖아.
타무라 미키에몬:내가 왜 후자를 선택했다고 생각해?
이 사실을 네가 알았다고 해도 넌 여기서 나가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야.
왜, 사람 죽이고 멀쩡히 살아있는 놈이랑 숨도 쉬기 싫어졌어?
타무라 미키에몬:..어. 난 비겁한 놈이 맞아.
이렇게해서라도 널 살릴 수 있으면 더 비겁해질거야.
타무라 미키에몬:(왜인지 아까보다 더 상처받은 눈빛이다) ......
타무라 미키에몬:그런건 신경 안써...안쓸거야.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듯)
사진첩을 들고 끝까지 넘겨보자, 사진첩의 밑에서 가려져있던 한 사진이 눈에 띕니다.
그 사진은...
미키에몬과 당신이 함께 찍혀 있는, 무척이나 다정해보이는 분위기의 사진입니다.
사진 속 밝게 웃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이는군요.
애석하게도, 당신은 이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지만요.
..다만, 이 사진에 찍힌대로라면 미키에몬과 당신이 특별한 사이였다는 것은 거짓이 아니어보입니다.
그 사진을 바라보는 미키에몬의 눈빛은 상당히 가라앉아 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고개를 돌렸다)
타무라 미키에몬:같이 찍은 거 맞아. 난 이런 거 합성할 능력도 안되고..
하마 슈이치로:조작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했어.
두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파입니다.
미키에몬도 주저하다가 당신의 옆에 슬쩍 앉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난 지금도 행복한데...(중얼)
너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줄게. 뭐..상황이 이렇게 되긴했지만.
하마 슈이치로:너를 좋아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가
이 사진이 나라는 걸 알지만 나 같지 않아...
타무라 미키에몬:..그냥..그렇다고 안 행복하게 둘 순 없잖아.....(왠지 칭얼대는 어린애같은 말투로 말한다)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어디선가 잡음이 들려옵니다.
아까처럼 치지직 거리는 잡음이 심하긴 하지만 내용은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잡음 사이에 들리는 음성을 토대로 유추해보면,
생존자들은 마을회관으로 모이라는 방송 같습니다.
분명... 미키에몬이 밖은 숨도 쉬지못하고 죽어버리는 상태라고 했을 텐데 말이에요.
하마 슈이치로:
듣기
기준치: |
80/40/1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좋지 않은 음질이지만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그렇습니다. 미키에몬과 상당히 비슷한 목소리의....
찢어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라디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끊겨버립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애써 침착하려고 애쓰며) ..예전에 녹음해둔거야. 그냥 우연히 틀어졌던 것 같네.
타무라 미키에몬:네가 날 안 믿는다는 건 알지만..
진짜야. 이런 상황에서 밖에 누가 있을리도 없고...(눈을 피했다)
(미키에몬의 뺨을 두 손으로 쥐고 시선을 마주치며)
.......(눈을 한 번 꾹 감았다 뜨더니) 진짜야.
하마 슈이치로:내가 널 안 믿는 건 맞지만...
타무라 미키에몬:.......네가 아무리 이래도...난.....
(입을 달싹이더니, 널 조심히 밀어냈다) ..미안하다.
하마 슈이치로:살아남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타무라 미키에몬:.....(괴롭다는 듯 눈을 꾹 감았다)
미키에몬은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습니다.
더 얘기해봐도 소용없을 것 같으니, 혼자 움직여볼까요.
물론 성인 남성이 눕기에는 조금 좁아보이지만요.
누워보니 좁긴 하지만, 나름 푹신하고 따뜻한 침대입니다.
하마 슈이치로:
정신
기준치: |
99/49/19 |
굴림: |
1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나는 저 감옥에 가둬두고 미키에몬은 여기서 혼자 잔 건가?)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좀 어이없는 듯하다...)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면, 어딘가..묘한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러고보면 이 공간 말인데요, 가정집이라기엔 지나치게 천장에 환기구라거나 파이프 같은 것들이 많이 달려 있습니다.
파이프의 문제인건지, 천장은 간헐적으로 진동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기 계속 있게 된다면...이런 곳에 며칠이나 더 있어야 하는 걸까요.
의심이나 불안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짹짹거리던 새소리는 어느새 멎어 있습니다.
잠시간의 공백 후, 갑자기 불길한 경보음이 귀를 찢을 듯 울리기 시작합니다.
벽에 부딪혀 울리는 소리가 머리를 더 멍멍하게 만듭니다.
천장 위 환기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불 나는 거 아냐!? 싶은 순간 경보음이 멈추고,
머리 위에서부터 풍기는..어딘가 익숙한 악취입니다.
미키에몬은 천장을 올려다 보더니, 거실 한 쪽 벽면에 굳게 잠겨있던 철문을 열고 파이프가 이어진 곳으로 뛰어갑니다.
미키에몬을 따라 들어가보니, 멈춰있는 기계 하나가 눈에 띕니다.
파이프와 잔뜩 연결되어 있는 걸 보니, 아까의 경보음은 이 기계가 고장나서 울린 게 틀림 없습니다.
미키에몬이 기계에 달린 레버를 올리자 기계가 작동되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뒤 온 방 안을 채웠던 악취가 빠집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본 당신은 한 쪽 벽면에 강화유리가 달린 문 하나를 발견합니다.
파이프 하나가 문 위의 벽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 바깥은 흐린 빛만이 겨우 비칠 뿐 그 너머는 제대로 투영되지 않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감추기는 뭘. 여긴 어차피 네가 돌아다녀봤자 별 거 없는 곳이야.
(그렇다기엔, 뭔가 초조한 듯 당신을 다시 거실로 이끌어가려했다)
(팔을 뿌리치지 않고 순순하게 이끌려나가는 듯하다가도)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이 쪽이 그렇게 신경쓰여?
눈을 가만히 두지를 않네.(네 쪽으로 돌아보며)
타무라 미키에몬:(자신을 불신하는 슈이치로의 눈빛과 말들을 다시 상기하며).....
타무라 미키에몬:이 철문을 열 수 있는 열쇠야.
여기정도는 마음대로 드나들어도 뭐..상관은 없을테고..
타무라 미키에몬:방금처럼 비상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
타무라 미키에몬:응. 네가 날 너무 못 믿는 것 같기도하고...
타무라 미키에몬:...!!(이름이 불리자 눈이 커졌다)
어..어.그래......(살짝 얼굴이 상기된 채 볼을 긁적이며)
하마 슈이치로:(정말로 제 신뢰를 위해 신경쓰는 모습에 감동했다.)
타무라 미키에몬:응. 어차피 너한테도 보여주려고 했던 곳이야.
이렇게 보여줄 거라곤 생각도 못하긴했는데, 흠..
(내게 보여줄 생각도. 보여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곳들이라는 거지.)
타무라 미키에몬:뭐...뭘 이 정도가지고 그렇게 기뻐하냐....!(얼굴이 아까보다 더욱 상기되어있다)
(잡힌 손을 꼭 잡고선 거실 쪽으로 이끌었다)
거실로 돌아오고나서, 미키에몬은 다시 철문을 걸어 잠급니다.
철문을 잠글 때까지 잡은 손은 놓을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무심코 잡은 손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어내려 윤곽을 더듬는다.)
타무라 미키에몬:(흠칫) 야..너 기억 잃은 척 하는 거 아니지?
타무라 미키에몬:..놓진 않아도 되는데.....(아쉬운 듯 비어버린 손을 내려다보며)
하마 슈이치로:아냐. 내가 너무 오래 잡았어.
하마 슈이치로:아니, 이제 저기 열쇠도 나한테 줬고...
타무라 미키에몬:아. (나만 쉬라는 뜻이었구나) (다른 뜻인줄..)
야! 넌 뭔 말을 그렇게 해서 사람 놀라게 해?!
하마 슈이치로:(솔직히 중간부터는 좀 떠봤다.)
(솔직히, 이제 장난도 쳐준다는 사실에 조금 안심했다..)
웬만하면 가지 마.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철문 쪽을 쳐다보며)
(미키에몬의 얼굴을 꾹꾹 밀며 침대로 눕혀버린다)
타무라 미키에몬:야아!!! 갑자기 이, 이러면... (침대에 저항없이 쓰러져버림)
(웃으며 미키에몬의 앞머리를 부슬부슬 쓰다듬어준다.)
타무라 미키에몬:으으........(이 자식 일부러 다 알고 이러는거군..)
하마 슈이치로:잠 안 오면 눈이라도 감고 있어!
타무라 미키에몬:(빨빨 돌아다니는게..어째 신난
개같기도 하고..)
세 개의 방 중 들어가보지 못했던 방의 문을 열어보자, 따로 잠겨있진 않은지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보니 거실의 절반만한 크기정도 되는.. 창고같은 공간입니다.
천장에는 거실과 똑같이 파이프와 환기구가 달려 있고,
벽에 놓여있는 선반엔 통조림, 그리고 또..무수한 통조림들.
그 사이에 가끔 시리얼, 그리고 통조림…뿐이네요.
그 옆엔 가공식품이 가득 쌓아 올라져 있으며,
포대자루나 작은 상자 같은 것도 쌓여져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상자 하나를 열어보니, 무언가 심을 수 있을 것 같은 씨앗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창고 구석엔 농기구로 보이는 것들도 꽤 보입니다.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상자나 포대자루들의 갯수를 보아하니 마음 먹고 정리한다고 해도 하루 이상은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창고의 안쪽에는 나무로 된 쪽문 하나가 달려 있습니다.
당신이 소리의 진원지를 파악하기도 전에 갑자기 천장이 진동합니다.
천장만 떨리는 것이 아닙니다. 창고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철제 선반이 불길하게 흔들리다가 결국 한쪽 벽면에서 선반이 당신 쪽으로 무너집니다.
하마 슈이치로:
민첩
기준치: |
85/42/17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자세를 낮추고 있으면 당신 쪽으로 무너진 벽의 선반은 중앙의 선반 위로 그대로 쓰러집니다.
마치 눈앞에서 폭탄이라도 터지는 것 같았어요.
와르르 무너진 통조림들은 한쪽이 찌그러져 버렸고, 포대기는 터져 비료 냄새가 샙니다.
주워들어 확인해보니, 총알은 딱 한 발이 들어가 있습니다.
상자로 인해 가로막힌 창고의 문이 두 어번 쿵 쿵 소리를 내며 흔들리더니,
곧 상자가 밀리며 창고의 문이 거칠게 열립니다.
미키에몬이 무너진 선반 잔해들을 해치며 황급히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걱정해 줄줄 몰랐는데..) ..난 괜찮아. 하필이면 위험할 때 이런 창고같은 곳에나 들어오고..
(다시 가둬둘수도없고 불안해죽을 것 같네..)
타무라 미키에몬:밖이 위험한 상황이다보니, 가끔 지진같은 흔들림이 있더라고.
타무라 미키에몬:..너만 안다쳤으면 상관 없어. 그래도 위험하니까 조심해.
타무라 미키에몬:지금은 잠잠한 거 보니까 아마도..
타무라 미키에몬:..(인상을 찌푸리며) 저기는 왜?
하마 슈이치로:저 나무 쪽문, 너무 대놓고 있길래.
타무라 미키에몬:(마음대로 하게 냅두고 싶지만, 뭔가 불안하다..)
슈이치로, 시간도 늦었는데 그만하고 돌아가서 자자.
창고도 치워야 하고.... 여기 더 있으면 또 흔들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마 슈이치로:(지진이 계속 일어난다면 짐이 더 무너질 거야...)
(그러다 다신 못 들어오게 된다면 저 문을 확인할 수 없게 돼.)
(...미키에몬이 자는 사이에 문을 막을 것 같기도 하고.)
타무라 미키에몬:(어차피 잠겨있을텐데 뭐 어떻게 보고 온다는건지..)
하마 슈이치로:(솔직히 안 된다고 하면... 밀쳐서라도 내보내고 상자로 입구를 막아 시간을 벌 생각이었는데.)
미키에몬을 창고에서 내보낸 뒤 나무문 쪽을 돌아보자,
아까 보았던 쪽문의 앞이 잔해로 인해 막혀버렸습니다.
(대충 짐들을 손으로 들고 주위로 훅훅 던져둔다.)
겨우 잔해를 치워내니, 쪽문은 잠겨 있는 상태네요.
이래서 미키에몬이 그렇게 쉽게 보내줬던 걸까요?
그러나 나무 문이라서 강제로 부수고 들어간다면 들어갈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마 슈이치로: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역시 벽과는 다르게 나무문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부숴집니다.
아무튼, 나무 문은 부숴졌습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안에는 거대한 기계와 전등이 달려 있습니다.
벽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려고 하니, 곧 필라멘트가 끊길 것처럼 찌지직-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희미하게 켜진 불을 따라 정체 불명의 기계 앞으로 향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이 기계는... 소시지 기계네요.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계에 붉은 살점같은 것들이 늘어붙어 있는 걸 보면.. 사용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띌만한 다른 무언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거실로 돌아가자, 미키에몬이 침대 이불을 정리하고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흥, 됐거든? (잽싸게 소파에 가서 눕는다)
(소파 근처에 쭈그려 앉아 누운 미키에몬을 올려다본다.)
타무라 미키에몬:...(너가 계속 이러면 더 설칠 것 같은데) 안 설쳐! 너가 여기서 자면 더 신경쓰일 것 같으니까 저기서 자!
하마 슈이치로:침대에서 자면 더 못 잘 거 같다고?
(미키에몬이 잠을 설치면 '계획'을 실행할 수가 없으니까...)
당신은 잘 생각이 없지만, 일단 침대에 눕습니다.
눈을 감고 조금 기다리다보면 미키에몬도 곧 잠들겠죠.
어느정도 눈을 감고 있다 보면, 일정한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자고 있는 미키에몬의 얼굴 위로 두 어번 손을 흔들어 자는지 확인합니다.
미동이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잠든 듯 하네요.
당신은 살금살금 철문의 앞으로 가서 미키에몬이 건네주었던 철문의 열쇠를 이용해 자물쇠를 열었습니다.
철문의 문이 열리고 보이는 안쪽은 통로 같습니다.
여전히 환기구와 파이프들이 천장에 달려 있고, 중앙에 수동 발전기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불이 들어왔던 걸 생각하면 미키에몬이 열심히 돌려놨나 봅니다.
평범한 철문들이며 이곳에도 현관처럼 생긴 문은 없습니다.
하마 슈이치로:미키에몬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방의 문을 열어보니, 이곳은 화장실인 것 같습니다.
낡은 거울이 하나 달려 있고 민트색의 대리석 타일이 깔려 있습니다.
욕조는 따로 없으며, 세면대에 샤워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샤워기를 튼 채 수도꼭지를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제대로 온도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그 때, 레버를 잠그지 않았음에도 샤워기에서 물이 멎더니..
곧 물이 아닌..새빨간 핏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화학성분이 없어지지 않은 물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녹슨 쇠 냄새는 분명..
(소리를 지르려다가 입 안의 여린 살을 깨물어 비명을 참는다.)
그 핏물은 곧 당신의 발등에 흘러 타일의 틈으로 배어들어 배수구로 빠지고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대체 누구의 피가 수로로 흐르고 있는 거야...?!
물을 내리니 새빨간 핏물이 변깃물과 섞여나옵니다.
핏물사이로는 절단 된 손가락으로 보이는 살덩어리나, 머리카락 등과 같은 신체 일부처럼 보이는 것들까지 빠르게 내려갑니다.
다 내려간 변깃물은 아직 핏물이 배여있는건지 붉은 채로 고여있습니다.
저수지나 수로에 시체가 떠다니고 있다는 거야?
물탱크에는 그냥 물이 담겨 있어야 될 텐데... 젠장...
바가지가 걸려 있고, 다행히도 깨끗하고 미지근한 물이 가득 차 있으니 씻는다면 샤워기 대신 이걸 써야겠네요.
여러모로…위생에 관해서는 꽤 불편할 것 같군요.
미키에몬이... 아니면 그 죽은 시체가...?
하마 슈이치로:...조사할 건 없는 거 같네...
두 번째 문의 문고리를 잡자, 잠겨있지 않지만 조금은 삐걱거리는 문을 겨우 열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 약간의 거름이 섞인 흙 냄새가 납니다.
창고에서 비료랑 씨앗을 보긴 했지만, 정말 실내에 텃밭이 있는걸까요?
관리를 제대로 안한 건지 드문드문 자란 잡초마저 시들시들 하네요.
전력은 이미 떨어진 것 같긴 하지만...통로에 있는 발전기를 통해서 작동시킬 수 있어보입니다.
땅을 갈아엎으면 그래도 농사를 지을만 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 듯 보이네요.
장기 생존을 위한 공간이 한 장소에 이렇게 여러군데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이 평범한 가정집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때, 다시 한 번 지지직- 하는 소음이 들립니다.
이 잡음은 당신이 챙긴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리입니다.
라디오에선 지지직 하는 잡음이 들려오더니, 곧 아까처럼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목소리는 분명..
잡음이 섞였지만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한 목소리는 애절하기만 합니다.
지금... 지금 실시간으로 나오는 목소리는 아니야.
이윽고 라디오에선 무언가 크게 터지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마이크가 내동댕이쳐진 건지, 아니면 이전까지의 진동처럼 폭발음이었던 건지……
아니, 그 다음에 들릴 때는... 또 다른 내용이 나올지도...
라디오를 붙들고 더 소리가 나지 않을까 버튼을 눌러대고 있으면,
타무라 미키에몬:그 라디오에서 뭔가 또 흘러나온거지?
타무라 미키에몬:...(말없이 네 쪽을 주시했다)
슈이치로.. 그 라디오, 나한테 줄 생각은 없는거지?
타무라 미키에몬:..그런 반응일 줄 알았지만..... (부숴버릴까 고민 중이다)
타무라 미키에몬:밖은 전쟁중이니까, 폭발음이 들렸다면 전쟁 중에 터진 폭발일 가능성이 크겠지.
하마 슈이치로:네가 다친 적이 있냐고 묻는 거야.
타무라 미키에몬:내가 폭발에 휩쓸린 적이 있냐고 물어보는거야?
타무라 미키에몬:그나저나 슈이치로. 내가 자는 사이에 여길 혼자 들어와볼 줄은 몰랐는데..
타무라 미키에몬:가급적 들어와보지 말라는 내 말이 말같지가 않았나보네. (째릿)
하마 슈이치로:무조건 들어가지 말라고 안 해서 그랬지?
타무라 미키에몬:하아....내가 널 뭐 어떻게 이기겠냐.
너가 어디까지 둘러본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옆 쪽은 아까 기계장치가 있었던 방이야. 거기 말곤 별 거 없어.
바깥과 연결되어있어보이는 문이 존재했었을텐데요.
타무라 미키에몬:아니, 너 때문에 잠 다 깨서 졸리지도 않아.
하마 슈이치로:나 혼자 보내는 것보단 낫지 않아?
하마 슈이치로:이미 가 봤으니까 다시 가봐도 상관 없을 거 아니야.
타무라 미키에몬:그래. 달라지는 건 없을거니까.
당신은 미키에몬과 세 번째 방으로 동행하기로 합니다.
세 번째 방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곳은 한 번 들어와본 적 있는 장소입니다.
경보음이 울린 뒤 미키에몬이 철문을 열고 들어갔던 커다란 기계가 있는 방이네요.
타무라 미키에몬:여긴 이게 다야. 더 둘러볼 게 있냐?
타무라 미키에몬:너가 같이 가야지, 나 혼자 왜 돌아가겠냐?!
타무라 미키에몬:...하아....그래. (머리 부여잡음)
당신은 그 때 잠깐 스치듯 보았던 강화유리가 달린 문 쪽을 바라봅니다.
문을 두드려보자, 아주 두꺼워 맨 손으로는 부술 수 없어 보입니다.
부순다고 하더라도 강화유리가 크지 않아 이걸 깨부순다 하더라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문 쪽을 조사하는 널 뒤에서 붙잡으며) 슈이치로. 거긴 더 볼 거 없어.
하마 슈이치로: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의 직감이긴 하지만, 이제 부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이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대놓고 있는 수상한 문과, 그 문을 조사하지 못하게 막는 미키에몬.
그리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문...
미키에몬이라면 분명 이 문의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이 곳의 문을 열지 못한다면 이 공간에 들어올 수 조차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래. '여기 정도'는 괜찮다고 내게 열쇠를 줬었으니...)
타무라 미키에몬:내 말 안들려? 돌아가자니까. (붙잡은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타무라 미키에몬:....윽..(손을 황급히 떼었다)
하마 슈이치로:팔에 금이 갔으니까, 딱히 뭐...
네가 경계하는 이 강화유리를 부수고 갈 수 없어.
타무라 미키에몬:너.. 여길 부술 생각이었던 거야?
타무라 미키에몬:아니, 왜 여기가 출구라고 생각하는데?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마 슈이치로:(미키에몬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고)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왜 그렇게 나가고싶어하는거야?
그럼 차라리 내가 갇혀있을테니까...제발..여기에 있자.
하마 슈이치로: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리고 네가 갇혀 있으면 나는 널 두고 나가기가 더 쉬워지잖아...
타무라 미키에몬: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못나가게 막을니까. 어떻게든..
하마 슈이치로:미키에몬. 나는 너랑 있기 싫은 게 아니야.
타무라 미키에몬:...그렇다면 왜 나가고싶어하는건데?
타무라 미키에몬:난 네가 죽는 꼴을 볼 수는...
하마 슈이치로:여기에 있으면 나는 널 좋아할 수도 없고, 널 믿을 수도 없어.
널 계속 싫어하게 될 거고, 널 원망하게 될 거야.
바깥에서 죽는다면 자연재해지만 이곳에서 죽는다면 나는 네가 날 죽였다고 생각하겠지.
나는... 이제 너를 마냥 의심하고 미워하고 싶지 않아.
타무라 미키에몬:죽는다는 소리하지마! 너가 왜 꼭 죽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눈을 치켜뜬 채 널 붙잡고 소리지른다)
그렇다고 널 기다리며 나 혼자 이곳에 갇혀 있기도 싫어.
타무라 미키에몬:...그래서 네 말은, 함께 나가자는 의미인거지?
타무라 미키에몬:사실 내키진 않아. 밖에 나가면..무슨 상황일지도 모르고.. 하지만.....
여기에 널 데려올 때부터 난 널 지키겠다고 다짐했으니까.
밖에 나가서 위험해진다 하더라도....그래, 함께라면 내가 널 지킬 수 있겠지.
하마 슈이치로:나는 같이 살아남자고 했지만...
타무라 미키에몬:역시 난 너한테는 절대 못이길 것 같다. 슈이치로..........
그리고..아까부터, 왠지 너만 옆에 있으면 여길 벗어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타무라 미키에몬:........(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슈이치로의 눈이랑 마주치고 있다 보면 내 의견을 밀어붙이기가 영 힘들어..)
하마 슈이치로:(벌겋게 열오른 미키에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타무라 미키에몬:..무..무슨말을 하려는건데. (흔들리는 눈빛)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너 기억 잃어버렸다는 거 순 거짓말 아니야?
..내가 잘못알고있는건가? 예전이랑..다를게 없는거같은데..(눈을 마주치질 못하는 중)
타무라 미키에몬:(고개를 푹 숙인다) (왠지 눈물 날 것 같다..안된다..참아야한다..)
타무라 미키에몬:마..말걸지마. (뒤돌아서 황급히 눈물을 훔쳤다)
타무라 미키에몬:안울어!!!(휙 얼굴을 돌려버리며)
타무라 미키에몬:안 운다니까!!? (소리를 버럭지르지만..눈가는 누가봐도 벌개져있음)
(미키에몬의 팔뚝을 잡고 제 쪽을 향해 당기며)
당신을 더 힘껏 안은 미키에몬은, 이내 옷 안에 있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하나 꺼냅니다.
미키에몬이 꺼낸 열쇠를 넣고 돌리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립니다.
아주 높고, 위쪽에서 희미하게 흐린 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어두우니까 벽에 손 짚고..조심해서 올라가.
손바닥에 닿은 시멘트 벽의 느낌이 거칠거칠합니다.
여전히 파이프가 어지럽게 벽 위에 매달려 있지만, 계단을 오를수록 악취는 심해져갑니다.
계단의 끝까지 오르니 벽 하나가 가로막고 있으며, 사다리가 매달려있습니다.
사다리를 오르니 그 끝에는 개구멍처럼 보이는 철문 하나가 달려 있습니다.
복잡한 심경을 접어두고, 당신은 철문을 밀어 당겨 열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이제 미키에몬을 미워하지 않아도 돼.)
그와 동시에 문 위에 아슬하게 올려져 있던 무언가가 눈앞으로 툭 굴러떨어집니다.
절단되었다기보단 떨어져 나온 모양새에 가깝군요.
역하긴 하지만, 구토감이 몰려올 정도는 아닙니다.
뭔가 시체를 보는 것에 벌써 익숙해진 듯 한 이상한 감각에 위화감이 몰려옵니다.
현실감이 들지 않습니다만, 코가 마비될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이 지옥도가 현실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이 있던 곳은 어떤 집안의 마당 부근이었던 듯 주변에 박살난 울타리와 뼈대가 드러난 주택 한 채가 보입니다.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직은 열기가 남아 있으며,
널브러진 시체들은 전부 온전하지 않고 탄 자국 또한 있는 걸 보면..
그 때 일어났던 지진들은...아마 폭발 때문에 일어났었던게 확실하네요.
너머로 보이는 몇몇 집이나 건물들은 이 곳처럼 무너져 있거나 그을려 있습니다.
목조로 지은 건물들이 대다수인지라 피해가 더 컸던 거겠죠.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익숙하다면 오히려 문제죠, 전쟁이라도 일어난 건지 당신의 시선이 닿는 곳은 온통 폐허이며..
주변에 살아있는 사람이라고는 함께 나온 미키에몬을 제외하곤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전에 구더기가 끓던 집주인의 시체를 살펴본 기억이 잠시 되살아난다.)
끔찍하게 널부러진 시체들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참사가 꽤 오래, 그리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일어났다는 사실을요.
썩어가는 시체들과 막 죽은 것 처럼 보이는 시체의 사지들이 뒤섞여 굴러다니고 있으니,
그리고...시체를 왜인지 자세히 보기 힘든 기분이 듭니다.
아까부터 드는 이 이상한 기시감 또한 당신의 불쾌함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시체를 자세히 보는 것은 정말 싫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부터 계속되는 이 기시감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하마 슈이치로: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의문의 불쾌함과 기시감을 이겨내고 시체의 얼굴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당신의 입에선 저절로 외마디의 비명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러 시체가 뒤엉켜있는 시체의 무덤 사이사이,
단순한 두통이 아닙니다. 금방이라도 머리통이 반으로 갈라져버릴 것만 같은 극심한 두통에 휩싸입니다.
머리가 아파오는 동시에 누군가의 기억이 당신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옵니다.
눈을 떠보니 걱정이 가득한 눈빛의 미키에몬이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무너진 주택가의 울타리 뒤에 숨어, 미키에몬의 무릎에 누워있는 상태입니다.
미키에몬의 얼굴을 보니, 다시금 마을에 쌓여있던 미키에몬의 시체들이 다시 떠오릅니다.
구역감을 참지못한 당신이 헛구역질을 하자, 미키에몬이 당신의 등을 받쳐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웁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등을 두드려주며) ..나오자마자 저런 걸 봤으니, 이런 반응일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작게 중얼거리며) ..너가 믿어줄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미키에몬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방금 전의 머리가 찢어질듯 한 두통 속에서, 당신의 기억을 되찾았으니까요.
애석하게도, 당신에겐 그 이후의 기억은 없습니다.
도대체 미키에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이 마을엔 여러명의 미키에몬이 있는 것도 모자라, 그들은 모두 끔찍하게 살해당한 채로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는 것일까요?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너...다 기억난거야?
타무라 미키에몬:......정말, 다 기억났나보구나.
이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우리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넌 의식을 잃은 채로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어.
타무라 미키에몬:그 이후로 내가 본 광경은...
(차마 떠올리기 싫은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말을꺼냈다)
어떤 기계에서.....여러명의 내가 생겨나고 있었어. 계속해서...
그리고 그 여러명의 내가 왜인지 서로를 죽이고있더라고.
타무라 미키에몬:네가 어디있는지 계속 찾아다니다가, 의식을 잃고 묶여있는 널 찾아내자마자 데리고 나왔는데..
잠깐 몸을 숨기려고 한 주택가에 들어섰을 때,
...그리고 그 집주인의 집에 있던
지하 벙커에 숨어든거야.
너한텐 미안하지만, 바깥에서 나와 같은 얼굴을 가진 놈들이 서로 죽이는 광경을 봐버려서..
타무라 미키에몬:너도 깨어났을 때 어떤 상태일지 모르니까 일단 가둬놓았어. 미안하다.
타무라 미키에몬:미안, 지금까지 계속 숨겨서.
하지만..네가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어떻게든 나오려고 할 것 같아서 끝까지 숨겼는데, 웃기게도 이 꼴이야.(씁쓸하게 웃으며)
네가 어떤 심정일 줄도 모르고 너를 몰아갔어.
타무라 미키에몬:......(말 없이 네 얼굴을 손으로 쓸었다)
네가 기억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나서 예상하고 있던 상황이긴 했어.
하마 슈이치로:예상한 것과 네가 겪은 건 달라!
타무라 미키에몬:어. 상처 많이 받았지..솔직히 그렇게까지 독설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타무라 미키에몬:네가 의식을 찾고 멀쩡히 행동하는 걸 확인했단 것만으로도 안심이 됐으니까..상관없어.
하마 슈이치로:마을회관으로 모이라고 했던 목소리랑,
타무라 미키에몬:확실하진 않지만..분명 다른 '나' 중 한 명일거야.
.....슈이치로, 사실 내가 가장 두려운 건 이거야.
그 자식들은 서로를 죽이고있었어. 얼마나 더 살아있는지도 몰라.
그
기계에선 계속해서 똑같은 내가 나오고있었거든.
널 복제한 그것들은 어떻게 내 이름을 부르고, 내가 보고 싶다고 했지?
아무래도 복제 된 나도 나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
타무라 미키에몬:넌 습격당한 이후 기억을 잃었는데, 나나 복제 된 내 클론들은 왜 기억이 멀쩡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클론들이 널 찾고있을 수도 있어.
(덜덜 떨리는 팔을 뻗어 미키에몬의 머리를 껴안으며)
타무라 미키에몬:(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급하게 눈을 피하며 옆으로 몸을 살짝 비켰다)
뭐..뭘 갑자기 그런걸로 미안하냐. 어쩔 수 없었던건데..
나야말로 미안하지. 숨길 수 있다고 숨길 사실이 아닌데 널 속이려고 했잖아.
나를 사랑해서 나를 버리지도 못하고 여기에 남아 있었는데.
타무라 미키에몬:그래도 지금 넌 기억을 되찾고 날 믿어줬잖아. 그러면 된거지.
알고 있었어. 네가 기억을 되찾기만 하면..날 믿어주고, 다시 사랑해줄거란거.
네가 알고있는 타무라 미키에몬은 항 상 몇 수 앞을 보고 행동한다는 거 몰라?
..흥......(그래도 마음고생이 심하긴 했는지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미키에몬의 무릎 위로 올라가며)
타무라 미키에몬:..!!!야, 야! 갑자기 뭐..뭐하는..
(밀어내는 입과는 다르게 손은 정직하게 네 허리를 감쌌다)
타무라 미키에몬:..당연하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인데. (얼굴을 붉히며 네 품에 얼굴을 묻었다)
(미키에몬의 머리통 위로 서툴게 입을 맞춘다)
타무라 미키에몬:..어. (무슨 일이 있어도 슈이치로와 함께 살아서 나가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우리, 이런 곳에서 오래 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슬슬 이동할까. (말은 이동하자면서 아직 꽉 안고있음)
(미키에몬의 뒷목을 감싼 채 얼굴을 좁혀서 짧게 입맞춘다.)
타무라 미키에몬:..!!!!.....반칙이야, 너..!
하마 슈이치로:영화 보면 이런 느낌으로 하던데, 아닌가?
(웃으면서 미키에몬의 팔 힘이 풀린 틈을 타 무릎에서 내려온다.)
타무라 미키에몬:..하아...(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더붙어있고 싶다)
타무라 미키에몬:..가자. (살짝 미소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하마 슈이치로:그래, 가자. (내민 손을 꼭 맞잡으며)
미키에몬과 당신은, 불안감과 동시에 약간의 희망을 마음에 품으며..
당신이 나온 곳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건물...이 있었던 장소 같습니다.
마치 낙뢰라도 맞은 것처럼 한쪽 벽은 무너져 있고 그 사이로 탄내가 심하게 납니다.
문 앞을 포함해 주변에 잔해들이 잔뜩 쌓여 있어요.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8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변을 살펴보니 윗부분이 날아간 현판이 보입니다.
남은 밑부분을 읽어보니 “회관” 이라는 글자만 남아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지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하 벙커에 있었을 무렵 라디오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그 목소리는 생존자들을 마을 회관으로 불러 모으는 방송이었죠.
아마 그 방송을 실시간으로 들은 생존자들이 마을 회관으로 향했을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 폐허가 된 마을 회관의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이 안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하마 슈이치로:
듣기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때, 폐허의 안 쪽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군가 작게 신음하는 소리입니다. 이건 설마, 생존자일까요?
하마 슈이치로:여기가 마을회관이면 네 클론이 유인한 그곳이잖아.
클론이 너를 보고 죽이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
타무라 미키에몬:그게 진짜 클론이면, 나를 신경쓰기보단..
너부터 데려가려고 하겠지.
그럴거면 그냥 차라리 내가 먼저..(눈빛이 살벌해졌다)
타무라 미키에몬:이미 더러워진 손, 어차피 내 클론인데. 없애는 게 나을 수도 있지.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클론들이 나랑 생각마저 똑같다면 하나 말할 게 있는데.
하마 슈이치로:하긴, 생판 남인 내가 죽이는 것보다 네가 처리하는 게 나으려나?
타무라 미키에몬:나라면 널 발견하자마자 죽기 직전까지 쫓아다닐 거 같거든?
다른 놈들도 만약 나랑 진짜 같다면..똑같겠지.
타무라 미키에몬:(저벅저벅 앞장서서 폐허 안으로 들어간다)
다 무너져 이젠 건물로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다가가자,
그곳에는 거의 죽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폭발에 휘말렸는지 피부가 그을려 있고 살은 짓물렀습니다.
금방이라도 툭 치면 숨이 끊어질 것처럼 얼굴은 창백합니다.
당신이 뭐라고 말을 걸어도, 그의 시선은 고정되지 않고 방황합니다.
당신을 눈을 피하던 생존자는 시선을 가만두지 못하고 이내 당신의 옆 쪽을 바라보더니,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치면서 고함을 칩니다.
생존자의 시선을 따라가보면..당신의 옆엔, 미키에몬이 있습니다.
생존자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이성을 잃고 달려 든 생존자는, 부상이 심해서 그런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지만..
(망설이다가 생존자의 뒷덜미를 잡고 최대한 살살 제압한다.)
생존자가 죽으라는 말과 함께 당신에게 손을 올리자..
생존자는 힘 없이 멀찍이 밀려나, 크게 넘어진 채...미동이 없습니다.
하마 슈이치로:(생존자를 살금살금 흔들어본다)
다행히 생존자의 코 밑에 손가락을 가져다대자, 숨결이 느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그만 가자. 저렇게 밀려난 거 가지고 쉽게 안 죽어.
하마 슈이치로:아니, 상태를 보니까 조금만 위험해도 죽을 거 같아서...
타무라 미키에몬: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다른 사람 신경 쓸 틈이 없다고.
이곳의 원래 주민이었으면 우리랑 다르게 아는 게 더 있지 않을까 싶었어.
타무라 미키에몬:..아까 봤잖아. 저 사람 상태..
하마 슈이치로:몇 번만 더 말 걸어보고 안 되면... 돌아가지, 뭐.
나도 계속 설명해도 미키에몬을 악마 취급하는 사람이랑 계속 있을 생각은 없어.
쓰러진 사람의 몸을 조심스레 흔들어보지만, 미동이 없습니다.
숨은 쉬고있지만..아무래도 기절해버린 것 같네요.
하마 슈이치로:아쉽지만... 말을 더 해볼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거 같네.
타무라 미키에몬:....(탐탁지 않지만 군 말 없이 돕는다)
당신과 미키에몬은 쓰러진 생존자를 벽에 기대어 조심스럽게 앉힌 뒤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을 회관을 뒤로 하고 이동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네요.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마치 사람을 죽인 듯한 기분이 드는건 왜 일까요.
미키에몬과 함께 마을을 걷는 동안,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시선이 느껴집니다.
마치 공기부터 우리를 배척하는 듯한, 그런 소름끼치는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주택가도 다른 곳과 비슷하게 너덜너덜합니다.
골목마다 시체가 있고, 길가에는 주인을 잃은 개들이나 까마귀가 시체의 내장을 파먹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짐승들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까부터 불길한 시선이 느껴지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질 않습니다.
목조로 된 집들은 더이상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천장이 허물어져있거나 벽이 뚫려 있습니다.
주택가를 계속 걷다보니, 어디선가 대화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작고, 주의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에요.
하마 슈이치로:
듣기
기준치: |
80/40/16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귀를 기울이니 목소리가 어느 허름한 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
은밀행동
기준치: |
85/42/17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마 슈이치로:
은밀행동
기준치: |
85/42/17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그냥 우리도 도망치면 안 돼? 신이 있었으면 진즉에 우리 손을 들어줬어야 할 거 아냐……
??: 그런 소리는 하는 거 아냐. 일단 여기를 뜨자. 다리에 차를 대놨으니까, 그리로 가기만 하면 돼.
?: 아직 몇 명이나 남았는지 모르는데 그 새끼한테 안 들킬 자신 있어?
더 이상의 말소리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려 몸을 움직이자, 미처 조심스레 움직이지 못하고 인기척을 내버렸습니다.
??: ...?! 야, 밖에 누가 있는 것 같아!
?: 이런..역시 여긴 은신처로 삼기엔 무리였어!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치자!
말이 끝난 직후, 바로 주택가에서 나온 그들은 당신과 미키에몬이 숨어있는 반대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다리에 차라면, 내 차 말하는 거 같은데.
하마 슈이치로:그러게. 우리 차 끌고 다녀왔으니까.
그러게. 도대체 마을 사람들이 우릴 어떻게 알아보는거지?
아까 생존자도 분명..뭔가 알아봤으니 그렇게 달려들었던 걸텐데.
타무라 미키에몬:그래. 무사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빨리 가보자
다리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강과 숲을 연결하는 다리가 있고, 다리 아래로 강을 바라보면..
흐르는 강 아래에는 시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수심이 깊어보이진 않지만 비가 온다면 금방 불어날 것처럼 폭이 좁습니다.
역시나 다리 근처에 세워져있다는 이 차는 미키에몬의 차가 맞았습니다.
차에는 다행히 멀쩡하게 키가 꽂혀 있고, 기름도 충분합니다.
다만 우리가 위치해 있는 장소는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도에도 잘 잡히지 않는 외진 마을인 거겠죠.
다만 도착지는 자동으로 설정해둔 듯 경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설정 된 도착지는 ‘집’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뒷좌석에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일회용 식량과, 지갑이 놓여져 있습니다.
지갑에 신분증 같은 게 있으면 탈출했을 때 증명이 될 텐데.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구석에 놓여있어 잘 보지 못했지만, 이제보니 이 지갑은...
타무라 미키에몬:정말 아무도 안 건드렸나보네. 짐이 멀쩡한 걸 보니까..
후우.......여기까지 오니까, 여길 나갈 수 있다는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어..
타무라 미키에몬:.......(따라서 웃었다) 그럼, 바로 출발할까?
하마 슈이치로:아직 어디로 가야 탈출할 수 있는지 모르잖아.
타무라 미키에몬:......최대한 마을을 벗어나서 찾아보고싶긴 했지만.....
하마 슈이치로:우리가 이곳에 네비게이션 때문에 온 것과 다름없는 것처럼...
타무라 미키에몬:...마을 안에 나갈만한 곳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긴 하지.
그럼, 한 번만 쭉 둘러보자. 어차피 차도 있으니까...건드는 사람은 없겠지.
하마 슈이치로:응. 클론이라 해도 인간이니까 차가 있으면...
타무라 미키에몬:(깜짝) 어,어..그렇지....
하마 슈이치로:미키에몬 얼굴이라 좀 그럴지도...
타무라 미키에몬:(죽여버리면 된다고 내가 말하긴 했지만 슈이치로 입에서 들으니까 기분이 이상하군..)
가다가 무슨 일 있으면 뒤로 틀어버리면 되니까
타무라 미키에몬:그래, 안전벨트 매고..(흘끔 네 쪽을 쳐다보며)
차가 출발하고, 차는 다리를 천천히 건너가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 다리의 구석에서 무언가 떨어져 있는 게 보입니다.
황급히 차에서 내려 떨어져있는 휴대폰 쪽으로 달려갑니다.
통화권 이탈이라고 뜨지만 배터리는 충분하네요.
하마 슈이치로:
자료조사
기준치: |
65/32/13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휴대폰을 좀 더 뒤져보자, 이상하게도 갤러리에서는 미키에몬과 당신의 사진이 저장되어있습니다.
어느새 같이 차에서 내려 다가온 미키에몬이 그 광경을 함께 보고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내가 널 찾으러갔을 때 그 장소잖아!
타무라 미키에몬:네가 묶여있었던..그 곳이야.
누가 이렇게 내 사진을 찍고, 네 사진도 찍은 거면...
하마 슈이치로: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타무라 미키에몬: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런...(이를 빠득 깨물었다)
하마 슈이치로:...이 마을에서 탈출하면 돼.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다음장을 넘기자....
그러나 이번 사진의 주인공은 당신이 아닌, 미키에몬의 사진입니다.
그것도 평범한 사진이 아닌, 죽어있는 미키에몬의 시체 사진이 말입니다.
차마 두 눈으로 보기 힘든 훼손 된 시체의 사진들이 즐비합니다.
하마 슈이치로:
rolling 1d10
=
2
타무라 미키에몬:(안색이 안좋아졌다) 슈이치로,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기계 옆에..내 시체들이 이렇게 온 몸이 갈라져있는 상태로 죽어서 시체가 쌓여있었어.
타무라 미키에몬:내 클론들은 기계에서 바로 나오니까 핸드폰을 갖고있을리도 없을텐데, 도대체 핸드폰의 주인은 누구인거야?
하마 슈이치로:클론을 만든 사람의 핸드폰이겠지, 이건.
하마 슈이치로:집주인을 죽였다고 널 비난한 내가 하기에는 뻔뻔한 말이겠지만
타무라 미키에몬:...?(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슈이치로는..)
미키에몬과 당신은 착잡한 마음을 접어둔 채, 차에 오릅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사람을 찾아내는 것보다,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니까요.
북쪽으로 조금 전진하자..
여러 개의 길쭉한 석조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뒷편으로는 강이 흐르고 있고, 지금까지 봤던 건물 중에서 제일 크고 마을과는 유리되어 있는 건물입니다.
건축물의 겉모습이나, 건축 양식으로 봐선 신전이라고 예상됩니다.
신전의 입구와 가까워져가니, 비슷한 옷차림의 시체가 기형적으로 뒤틀려 있는 상태로 입구 근처에 쌓여있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람이라기엔 꼭 누군가에게 바치는, 만들어진 공물처럼, 그렇게, 쌓아올려진 상태입니다……
시체들에게서 눈을 돌린 채 앞을 보면, 신전의 입구 입니다.
입구에 세워진 기둥의 양옆에는 어딘가 불쾌한 동상들이 당신을 향해 서있습니다.
신전의 내부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습니다만, 안쪽을 가늠해본다면 지켜보기만 하는데도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척추가 빼내지고 모든 살점이 발라먹히는 듯한 그런 불쾌한 감각이요.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신전의 안 쪽에서 무언가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왠지 이곳은 다른 곳을 둘러볼 때 보다도 꺼림칙한 불길한 기운이 엄습합니다.
들어가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기 시작합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네 옷깃을 붙잡으며)
아무래도 여긴..그냥 무시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하마 슈이치로:나는... 여길 무조건 가야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널 그렇다고 위험한 곳에 데려가고 싶지는 않아
타무라 미키에몬:(여기..너무 익숙한 기분이 들어..설마..)
신전의 내부로 들어오니, 이상할 정도로 춥습니다.
그저 안으로 들어온 것 뿐인데 밖과의 기온 차이가 이렇게까지 날 수 있는걸까요?
안쪽으로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신발 밑창에 찐득한 액체가 쩍쩍 들러붙었다가 떨어집니다.
너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기 시작한 순간, 방향이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그냥 나가고싶은데) 글쎄..
타무라 미키에몬:그러자. 그리고 오른쪽 길은..왠지 모르게 강하게 거부감이 들어.
왼쪽으로 향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으로 된 줄이 사방에 쳐져 있는 풍경을 보게 됩니다.
진입할 수도 없도록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 거미줄처럼 감겨져 있어요.
금으로 된 줄을 손으로 끊어내자, 줄은 쉽게 끊깁니다.
줄을 끊어내며 안쪽으로 들어가자, 높은 천장이 탁 트인 드넓은 장소가 나타납니다.
정 중앙에는침대나 책상따위가 놓여져 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
관찰력
기준치: |
85/42/17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곳은 천장, 벽, 바닥 할 것 없이 곳곳에 피가 늘어붙어 있습니다.
방에 세워진 한 기둥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00명의 인간을 바치지 않는다면 나의 권속으로 하여금 너희를 멸망케 하리라.
가구가 놓여져 있는 걸 보니 여기서 사람이 살았던 걸까요?
하마 슈이치로:여긴... 사람이 잠깐 살 수 있을 거 같은 환경이네.
타무라 미키에몬:온통 피투성이라서 살기는 싫은데...
하마 슈이치로:아니면 누군가 살았던 공간이든가...?
넓고 크며 실크 이불로 덮여있는 푹신한 고급 침대입니다만,
침대 시트와 이불에도 핏자국이 덕지덕지 묻어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그게 더 유력해보이네. 살았었겠지....(수많은 핏자국들을 보며)
하마 슈이치로:(곁에 있는 책상도 함께 조사한다.)
낡아빠진 책과 낡은 노트 한 권이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들며, 어딘가 어지럽기까지 하군요.
핏자국이 묻은 옷장 문을 열어보면 화려한 수가 놓여진 비단 옷 여러 벌과 어깨에 걸치는 길쭉한 망토가 걸려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보석이 잔뜩 박혀있는 화려하게 생긴 모자가 있습니다.
화려한 옷들과 고급스러운 침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책까지…
이 곳은 신전에서 가장 높은 사람의 방인 것이 틀림 없습니다.
신전에서 보았던 꺼림칙한 풍경들을 생각하면, 평범한 종교를 믿는 교단이라고는 볼 수 없겠습니다.
사이비 종교를 믿는 이들이 세운 신전이겠지요.
타무라 미키에몬:방에 있는 피들이 설마 여기 살던 사람 한 명의 피는 아닐거고...
.............(어딘가 심각해보이는 표정을 짓고있다.)
지쳐 보이는 얼굴의 미키에몬
입니다.
그는 온통 피범벅인 상태이지만, 당신은 저게 전부 그의 피가 아니리라고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어딘가 뒤틀려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드디어 만났어..드디어.....
왜 이제서야 온거야? ..음, 묻지 않아도 알 것 같긴 하지만..
아까부터 여기가 익숙하다 했는데, 여긴... 맞아. 내가 그
기계가 있는 방에서 탈출했을 때..
하마 슈이치로:............이곳이었어?
타무라 미키에몬:너..살아있는 걸 보니, 다른 클론들은 다 죽인 모양인가보네.
타무라 미키에몬?:..당연하지. 나 말고는 다 가짜니까.
분명... 옆에 있는 미키에몬 말고,다른 곳에서 미키에몬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바로 안왔다는 건, 저 가짜 놈이 옆에 붙어있어서..
씨발, 죽여버릴거야.. 저 새끼 하나 때문에...
내가
진짜니까. 저 새끼는 가짜인게 당연하잖아.
내가 아는 미키에몬이라면... 날 납득할 증거를 가지고 있을 거야.
하마 슈이치로:...의심을 하고 있다는 거야.
타무라 미키에몬?:널 만나기 위해 내가 지금까지 몇 명의 가짜를 죽여왔는데...
미키에몬
은 어딘가 서늘한 눈빛으로 당신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저 새끼..눈빛이 완전히 돌았어..
타무라 미키에몬?:야, 너 하나 때문에 다른 클론들이 얼마나 무참히 죽어갔는지 알아?
네가 데리고 사라진 슈이치로를 찾다가 마을 전체까지 싸움이 번졌다고.
타무라 미키에몬:닥쳐..그게 왜 내 탓이라는거야? 서로 죽이기 시작한 건 자기들끼리 그런거면서..
슈이치로는 내가 데리고 나가기로 약속했으니까 잠자코 꺼져.. 진짜 죽이기 전에..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를 데리고 나가는 건 나야!!
갑작스럽게 나타난 미키에몬
은 괴성을 지르며 미키에몬의 목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타무라 미키에몬?:내가 살기 위해서 가짜를 몇 명을 죽였는데, 겨우 너 같은 새끼 한 명 때문에!
하마 슈이치로:그만해! (목을 조르는 손을 급히 떼어낸다)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정말 이 새끼랑 같이 나갈거야..?
하마 슈이치로:............(머뭇거린다.)
타무라 미키에몬?:진짜 나야...못 알아보겠어..?
난 너라면, 날 한 번에 알아봐 줄거라 생각했어.
너라면 진짜 날 바로 알아봐줄거라고 믿었다고.......
내가 너라는 사람을 다 까먹고, 내 이름도 다 잊고... 그런 기억 상실증에 걸리면
난 널 살릴 수 있다면 비겁한 어떤 짓이라도, 더 할 수 있어.
(어딘가 서늘한 눈빛으로 또 다른 자신을 쳐다보고있다)
하마 슈이치로:(다리가 풀려 바닥에 무릎을 꿇듯 주저앉는다)
널 복제한 그것들은 어떻게 내 이름을 부르고, 내가 보고 싶다고 하는 건지 궁금해 했더니
'아무래도 복제된 나도 나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렇다고 해서 저게 진짜라고 할 수는.........
그렇습니다. 저렇게 말하고 있는..지금까지 같이 다녔던 미키에몬도..
하마 슈이치로:타무라 미키에몬을 통째로 복제했는데 그 복제된 인간이 타무라 미키에몬이 아닐 리가 없잖아!
하마 슈이치로:'원본'은 중요하지 않았어...
진짜, 가짜를 구분할 수 없을 수준에 이르러 버렸는데
모두가 똑같은 경험을 하고, 똑같은 기억을 갖고, 똑같은 모습을 가진 미키에몬이야!
하마 슈이치로:지금 원본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인 거잖아!
타무라 미키에몬:..그럼 난..어떻게 해야해?
타무라 미키에몬:지금까지 수많은 '나'를 내 손으로 죽여왔는데..
그럴리가 없어..... 그게 진짜 다 나일리가 없다고.
걔넨 그냥 기계에서 공장처럼 찍어내듯 나온..
타무라 미키에몬:..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병신아...
클론이라고 둘 중 하나를 치부하고 죽였을지도 몰라.
난 올 때까지만 해도 미키에몬의 클론은 차라리 내가 죽이겠다고 생각했으니까.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방금..무슨 말을...
두 명의 미키에몬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하마 슈이치로:(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가져다대며)
타무라 미키에몬:무슨 짓이야?! 왜 갑자기 네가 그러는건데!!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일단 진정하고..그 총 내려놔!
이 사태의 원흉을 제거하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겠지.
타무라 미키에몬:안돼, 제발..! (자신이 울고있는 것도 모르는지,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고있다)
타무라 미키에몬:..협상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하마 슈이치로:나는 이 마을에서 나가지 않겠어.
타무라 미키에몬: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슈이치로! 같이 나가기로 했잖아!
하마 슈이치로:이곳에서 수많은 미키에몬이 죽었어.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진심이야? 마을에서 안나가겠다는 말..
두 명의 미키에몬은,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있습니다.
하마 슈이치로:지금 둘이서 서로 죽인 후 나를 데리고 빠져나가려 한다면 지금 당장 자살하겠어.
그야 당연합니다. 마을에서 함께 나가자고 했던 당신이, 둘 중 한 명만 남겨두고 마을에서 나가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다니...
타무라 미키에몬:슈이치로. 난 너와 이 마을을 함께 나가는 것만 생각했어.
...도저히 이 끔찍한 풍경을 보기도 싫고, 안좋은 기억만 피어나니까 말이야.
타무라 미키에몬:클론을 만드는 기계는 내가 부쉈어.
이제 더 이상 똑같은 내가 복제 될 일은 없겠지.
슈이치로. 넌 마을에 쌓여있는 내 시체들을 보면서 여기까지 왔겠지?
타무라 미키에몬:..어땠어? 그것들도 진짜 '나'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더는..보기 힘들 것 같아? 아니면..가짜라고 생각했을 때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나는 마을에 남아서 그 시체들을 다 수습할 생각이야.
하마 슈이치로:내게는... 그런 의무가 있어.
하마 슈이치로:...나를 잘 아는구나. 미키에몬.
그 때, 갑자기 미키에몬
이 당신을 강한 힘으로 압박해오며 덮쳐오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당신의 손에 들려있던 리볼버를 빼앗아..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타무라 미키에몬:..!!이런 미친..(황급히
미키에몬
이 쓰러져 피를 흘리고있는 쪽으로 달려온다)
타무라 미키에몬:(피를 흘려가며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나........알고..있어.....
아까..내가 이곳으로 왔을 때 슈이치로의 눈과 마주쳤었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는.......낯선 무언가를 보는 눈빛.
....같이...무사히 나가...행복해질 일만..남을..거라고.......
타무라 미키에몬:넌 우리 둘 다 진짜라고..했지. 근데 내 생각은 달라..........
(또 다른 미키에몬 쪽을 바라보며) 이미 저 자식이 널 데리고 갔을 때부터...난 ......
수많은 '나'를 죽였어.............
널 만나기 위해..?.........(웃으며) 핑계지...........널 만날거라면...저 녀석처럼 움직였어야만 했어........
슈이치로........나 사실.....널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타무라 미키에몬:모든 '나'를....다 죽이고 나서야........
난 자격이 없어...너랑..같이 있을 자격이.........
난 그냥............너한테 인정받고....시..ㅍ었..던거야....
타무라 미키에몬:같...이..나가고..싶었는데.........................
.............................
..............................
하마 슈이치로:대체 왜 우리가... 이래야 해.......
(미키에몬의 위에 엎드려 꾸역꾸역 울음을 삼킨다.)
타무라 미키에몬:......그래도 기뻤어.......
넌.....날 진짜라고 믿어줬잖아........
....................역시 내가 사랑한 남자 다워....하마 슈이치로..........
쓰러진 미키에몬의 눈이 스르르 감기더니, 곧 눈물이 한 방울 볼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또 다른 미키에몬
은,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어냈습니다.
본인이 죽인 다른 "미키에몬"들과 함께, 당신의 손에 묻히는 미래를 염원하면서요.
타무라 미키에몬:............(몸을 떨며) 난..이런 걸 원한 게..
타무라 미키에몬:반드시 찾아내서...죽여버리자. 꼭. (살기가 가득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미키에몬의 어깨에 툭 힘없이 이마를 떨구며)
타무라 미키에몬:.....................
타무라 미키에몬:......나도 그저..저 기계에서 복제된 수많은 나 중..한 명일 뿐인데.......(혼란스러운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마 슈이치로:우리 같이... 살기로 했잖아.
나도야. 나도..너가 없으면..난.........(네 품에 쓰러지듯 기댔다)
마을에 남아, 수 많은 미키에몬의 흔적을... 그리고 잔혹한 참상을..
뭐가 어떻게 되었든, 당신들에게 일어났었던 이 일련의 사건들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기억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세간에는 당신들을 찾는 실종신고가 접수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아마 마을이 세간에 공개되지 않는 이상, KPC와 PC..두 명은 세상에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겠죠.